<화씨 451도>
화씨 451도는, 섭씨 233도이다. 책(종이)을 불태울 때 온도이다. 레이 브래드베리가 1953년에 쓴 과학 소설로 《화씨 451》도 있다. 이 소설은 책이 금지된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책이 인간에게 주는 효용성을 ‘얼마나 쓸데없는지, 생각이 얼마나 가치 없는지’로 폄하해버리는 디스토피아를 그렸다. 한마디로 책 싫어하는 이들을 위한(?) 소설이다. 내 책도 서점의 한 편에서 긴, 아니 길고 긴, 침묵의 시간을 꿋꿋이 견뎌내야 할 것이란 것을 의심치 않는다. 책 안 읽기로 당당 oecd 국가 1위를 자랑하는 우리의 독서 문화이다. 이 현실이 내 책이라고 다르지 않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가 출간하는 책은 인간 처세술과는 아예 거리가 멀찍하다. 내 책 속의 글들은..
2021.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