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식전 댓바람부터 해풍군(海豊君) 정효준(鄭孝俊,1577~1665)의 이야기[야담]를 번역한다. 이 이는 나이 마흔 셋에 빈궁하여 입을 옷조차 없었다. 더욱이 세 차례나 아내를 잃고 다만 딸만 셋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하루는 ‘꿈’을 꾸고 나이 열다섯의 네 번째 부인을 만난다. 이 부인이 남자아이만 다섯을 낳았다. 아들들이 장성하여 차례로 등과하니, 장남과 이남은 지위가 판서에 이르렀고, 삼남은 대사간에 이르렀으며, 사남과 오남은 홍문관에 이르렀다. 또한 그 손자가 해풍의 생전에 과거에 급제하였다. 해풍은 다섯 아들 덕으로 종2품까지 품계가 올라간다. 모든 복록을 누리다 나이 88세에 이승을 떠났다. 실존 인물이요, 문헌이 남아있기에 혀만 찬다. 저 이의 삶은 ‘인연’을 맺는 ‘꿈’으로부터 변하였다. 나..
2022.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