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품(拙品)이 아닌 인생(人生)이었으면>
요즈음 환절기라 그런지 돌아가시는 분이 유독 많다. 상을 당하면 흔히 ‘돌아가셨다’고 한다. 돌아가셨다는 말은 이 세상을 떠났다는 뜻이다. 우리 부모의 부모, 또 그 위 부모, 더 따져 올라가면 이름조차 모르는 무수한 조상이 이 세상을 그렇게 떠났다. 이 세상을 떠날 때 남겨 놓은 게 인생이다. 고달픈 인생이건 달콤한 인생이건 ‘사람이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만’ 인생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 단 하루 만이 인생이다. ‘인생 백 년에 고락이 상반’처럼 인생살이 괴롭고 좋은 일이 반반이어도 ‘인생은 뿌리 없는 평초(萍草, 물 위에 떠도는 개구리밥)’처럼 허무한 인생이라 해도 아직은 이승을 떠나지 않았다. 이 세상에 가장 명확한 두 가지 사실이 있다. 바로 지금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
2022.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