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충은 괴로움을 알지 못한다삐쩍 마른 들 어떠랴.
‘요충부지고(蓼蟲不知苦, 요충은 괴로움을 알지 못한다)’란 말이 있다. ‘요충’은 여뀌 풀잎을 갉아먹는 벌레인데 오늘날 말로는 '융통성 없는 자' 쯤으로 해석된다. 한(漢) 나라 동방삭(東方朔)이 지은 의 ‘원세(怨世)’ 편 주(注)에 “요충은 쓰고 맛없는 것만 먹으며 아욱처럼 맛있는 것을 먹지 못한 채 결국 삐쩍 마른다.”라 하였다. 문헌을 찾아보면 흔히 이 요충을 ‘융통성이 없이 고집을 부리다가 자신의 몸을 해치면서 곤궁하게 사는 것을 경계’하는 비유로 종종 쓰고 있다. 그러나 꼭 그렇게 생각할 것만도 아니다. 이 글을 쓰는 나만해도 그렇다. 글 한 편을 쓰려면 쓰디쓴 괴로움이다. 그러나 그렇게 글 한 편이 완성되면 시나브로 괴로움은 간 곳 없다. 나처럼 농사꾼은 농업에 공장이는 공업에 묵묵히 종사하..
2022.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