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와 빨갱이
그날, 아직도 아스팔트는 맹렬히 지열을 뿜어댔다. 엊그제 추석도 되고 하여 이발소를 찾았다. 내 서재 근처에는 모두 미용실로 18000원~22000원까지 한다. 언젠가 술자리에서 이발료가 비싸다 하였더니 지인께서 머리는 자기가 감고 커트만 하는 데 10000원인 이발소가 있다 하였다. 지인에게 연락하여 주소를 받아보니 10여 분쯤 걸어야 했다. 가을이 되었나 보다. 한낮인데도 확실히 햇볕은 여름이 지났다. 그 맹렬히 아스팔트를 달구던 열기가 사라졌다. 아주 자그마한 이발소였다. 의자가 셋, 10여 평 공간은 단출해 보였다. 내 또래의 사내가 머리를 막 깎고 내려왔다. 언뜻 보니 이발사는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지인은 분명 젊다하였는데 요즈음은 쉽게 나이 가늠이 어렵다. '시간을 잘 맞추었네'하고 ..
2023.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