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3. 12:05ㆍ신문연재/인천신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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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후수사(桓侯遂死, 환후는 결국 그렇게 죽었다)”: “돌 던져도 맞고 가겠다.”
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76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 22일 부산 범어사를 찾아 한 말이란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울분이 솟구친다. 저 이가 선거를 통해 당선된 대통령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김 여사를 둘러싼 갖은 의혹을 해소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어떻게 저리도 무시하는가. 김 여사의 어그러진 행태들을 꾸짖는 국민의 말이 그야말로 ‘하늘에 돌 던지는 격(하늘을 향하여 침을 뱉어 보아야 자기 얼굴에 떨어진다는 뜻으로, 자기에게 해가 돌아올 짓을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되었다.
이쯤이면 ‘돌부처가 웃을 노릇(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긴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저 이를 대통령으로 뽑아놓고 이 나라를 잘 되게 해 달라 기원했으니 ‘돌부처보고 아이 낳아 달란(도저히 실현되지 않을 대상이나 사물에게 무리한 것을 소망하는 어리석은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격 아닌가.
병에 걸려도 단단히 걸린 듯하다. 진작에 불통(不通), 부도덕(不道德), 부조리(不條理) ‘3불(不)’과 무능(無能), 무지(無知), 무식(無識), 무례(無禮), 무책(無策) ‘5무(無)’ 병을 앓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 병증이 꽤 깊다. ‘편작치병(扁鵲治病, 편작의 병 다스림)’이란 말이 있다. 편작은 창공·화타와 더불어 전설적 3대 명의이다.
『한비자』 「유노(喩老)」에 보이는 ‘편작치병’을 따라가 보면 이렇다. 편작이 하루는 채(蔡)나라 왕 환후(桓侯)를 알현하였다. 잠시 환후를 본 편작은 이렇게 말했다. “왕께서는 병증이 살결에 있습니다. 초기 단계인 지금 치료하지 않으면 장차 심해질까 두렵습니다. 이에 환후가 말했다. “과인은 병이 없다.” 편작이 물러가자 환후는 이렇게 편작을 조롱하였다. “의원이란 병이 없는 사람을 치료하고 그로써 공 세우기를 좋아한단 말이야.”
열흘 뒤, 편작은 다시 환후를 보고 말했다. “왕의 병환이 살가죽 속에 들어갔으니 지금 치료하지 않으면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환후는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편작이 물러간 뒤 환후는 매우 언짢아하였다. 그 뒤 열흘이 지나, 편작이 다시 환후를 만나 말했다. “임금의 병환이 이미 위와 장에 이르렀습니다. 지금 치료하지 않으면 더욱 심하게 될 것입니다.” 환후는 이번에도 외면하였다.
다시 열흘이 지나 환후를 본 편작은 아무 말도 없이 몸을 돌려 나가버렸다. 이상히 여긴 환후가 사람을 시켜 그 까닭을 물었다. 편작의 말은 이랬다. “병이 살결에 있을 때는 환부를 찜질하고 약을 바르면 나을 수 있습니다. 병증이 근육과 피부에 파고들었으면 침으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위와 장에 침투하였을 때는 탕약으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병증이 골수까지 파고들었으면 어떠할 도리가 없습니다. 지금 환후의 병증은 이미 골수까지 침투한 지라 신은 치료를 청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 뒤 어떻게 되었을까? 그로부터 닷새가 못 되어 환후는 온몸에 통증을 느꼈다. 그때서야 사람을 시켜 편작을 찾도록 하였으나, 편작은 이미 제나라를 떠나 진(秦)나라로 가버린 뒤였다. 채나라 환후는 결국 그렇게 죽음을 맞고 말았다.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 저 말 한 마디는 저 이의 병증이 이미 골수까지 파고들어 어떠한 치료 방법도 없다는 것을 말한다. ‘길 아래 돌부처도 돌아앉는다(아무리 온순한 사람일지라도 자기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당할 경우에는 가만있지 않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하였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따라서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이 든 탄핵의 촛불이 타오를 것이다. 그 불길은 ‘평양 돌팔매 들어가듯(사정없이 들이닥치는 모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할 것이고 그 끝은 ‘환후수사(桓侯遂死, 환후는 결국 그렇게 죽었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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