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뽀 광복절 경축사와 박수 18번!”

2023. 8. 18. 22:49신문연재/인천신문(칼럼)

“무대뽀 광복절 경축사와 박수 18번!”

 

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14

“무대뽀 광복절 경축사와 박수 18번!”

대통령의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사에 청중들이 박수를 ‘18번’ 보냈단다. 전제조건부터 거짓이요, 논점일탈이다. ‘거짓’이란, 광복절이 건국일이란 데 있다. 건국일은 대한민국 상해 임시정부 수립일인 1919년 4월 11일이다. 「대한민국관보 제1호」에 게재한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들 대한국민은 기미 3·1 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再建)’함에 있어서”로 시작한다. ‘대한민국헌법 전문’ 말미에 ‘대한민국 국회의장 이승만’ 이름 석 자가 있다. 이 날이 1948년 9월 1일이고 관보에는 ‘대한민국 30년 9월 1일 수요일’이라 명기해 놓았다. 즉 1948년 8월 15일은 ‘건국일’이 아니라 ‘재건일’임을 이승만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런 분명한 기록조차 모르고 국민들 앞에서 어찌 ‘건국일’ 운운 거짓을 말하는가.

‘논점일탈’이란, 주제를 벗어났거나 각 단락의 주제, 혹은 단락 안에서 주제가 마구 뒤섞였다는 말이다. ‘주제를 벗어났다’는 것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뜻이고 ‘단락 안에서 주제 섞임’은 통일성과 일관성도 없이 횡설수설한다는 뜻이다. 글을 대충 따라가 보니 ①독립운동은 건국운동, ②북한의 가난과 궁핍, ③공산전체주의 세력, ④정부 자랑, ⑤한미동맹과 일본의 중요, 여기까지는 그래도 대략 정리해 보겠다. 그 뒤는 기여 외교, 담대한 구상, 세일즈 외교, 첨단 과학 기술,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 약자 복지, 이권 카르텔, 킬러 규제, 과학 기술 혁신, 융합형 인재, 교권 존중 따위를 마구잡이로 써 넣으니 중구난방이 따로 없다. 여기에 ‘자유’라는 고상한 단어를 27번 썼으나 국민을 감시와 처벌하겠다는 협박성 글이요, 경축사에 경축이 없는, ‘무대뽀(むてっぽう:無鉄砲, 일본어다) 경축사’다.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 이 날이 사십 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 길이길이 지키세/ 길이길이 지키세/” <광복절 노래> 1절(정인보 작사·윤용하 작곡)이다. 광복을 기념하는 노래답다. 일제하 독립운동은 뜨거운 피 엉킨 자취였고 그 시절을 잊지 말고 길이길이 이 나라를 지키자 한다. 광복절 기념사는 이렇듯 일제 식민지에서 우리가 해방된 날이 주제여야 한다. 대통령의 경축사라면 일제에게 나라를 되찾은 감동과 다시 한 번 일본 제국주의 역사를 새기고 우리 정세를 톺아보아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리는 축사여야 한다.

그러나 광복절을 ‘건국일’이라는 궤변으로 시작한 글에서 일본에 관한 내용은 두어 문장에, 그나마 사실과 부합하지도 않는다. 일본이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며 ‘안보와 경제의 협력 파트너’로서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하고 교류’한다고 하였다. 이 글을 낭독할 때 일본 총리 기시다는 이 날이 전승일(戰勝日)인양 ‘A급 전범을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여봐란 듯이 공물을 보냈고 각료·국회의원들을 참배시켰다. 우리와 전 세계에 얼마나 포악한 짓을 한 저들인가.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러한 행태를 강력 비판하였다.

그래도 나은 문장은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 운운이다. 일본에겐 한 마디도 못하면서 한 마음으로 기뻐해야 할 자국민에게 제 성에 차지 않는다고 ‘감시와 처벌의 대상이니 조심하라’는 협박성 발언을 한다. 가증스럽게 ‘자유’라는 말을 27번씩이나 쓰며. 위 문장은 이렇게 바꾸는 게 옳다. “윤석열 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자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습니다.” 이런 무대뽀 경축사에 박수를 십팔번 쳤단다. ‘십팔번(十八番:おはこ)’ 역시 일본어다. 일본에 대한 무대뽀 찬가를 ‘18번’으로 열창하든 저희들끼리만 자유롭게 했으면 한다. 제 국민들을 향해 화난 얼굴로 도리질하지 말고. 목숨 걸고 ‘자유’를 쟁취한 이 나라 국민들은 결단코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다.

http://www.incheonnewspaper.com/news/articleView.html?idxno=209750

 

"무대뽀 광복절 경축사와 박수 18번!" - 인천신문

대통령의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사에 청중들이 박수를 ‘18번’ 보냈단다. 전제조건부터 거짓이요, 논점일탈이다. ‘거짓’이란, 광복절이 건국일이란 데 있다. 건국일은 대한민국 상해 임시정부

www.incheonnewspap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