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 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11

2023. 7. 31. 18:41신문연재/인천신문(칼럼)

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11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

 

이 정부 인사들은 일부러 정치혐오증을 유도한다. 괴담을 지어내는 게 본인들인데도 아니라 우기고 잘못을 했어도 무조건 사과를 안 하는 불문율 속에는 국민 우민화(愚民化)’라는 꾐수를 숨긴 듯하다. 법사위에 나온 장관과 국토위에서 장관의 태도는 이죽거림과 깐죽거림, 무성의와 불성실, 조롱과 야유, 동문서답하기와 큰소리치기이다. 궤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대답을 듣자니 주권자로서 분통이 터진다. 어디 저 이들 뿐이든가. 오죽했으면 이 정권을 탄생시킨 김종인 씨조차 건국 이래 이런 정부는 처음이라 한다. 썩은 고기에 쉬파리 꾀듯이 권력 주위에 몰려든 정치꾼들의 행태가 점입가경이니 온 나라가 총체적 난국이다.

 

정치는 사람에게 달렸다. 물론 여기서 사람은 사람다운 사람으로 국민을 생각하는 정직과 성의가 있는 정치인이어야 한다. 이는 자신을 속이지 않는다는 무자기(毋自欺)’란 세 글자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이 나라의 미래가 달린 저이들에게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정치인으로서 거짓이요, 위선을 행한다는 말이니, 우리나라의 미래가 참 암담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이 기각되어서인지 한 장관은 아예 제가 잘못했으면 탄핵해 달란다.

 

조선시대 희대의 간신 김자점(金自點)을 탄핵시킨 대사헌 동춘당 송준길(宋浚吉,1606~1672)이란 이가 있었다. 사략(史略)을 공부하는데, 그의 부친이 책에 나오는 구절을 가리키며 물었다. “불감기(不敢欺,남이 감히 속이지 못하고), 불인기(不忍欺,남이 차마 속이지 못하고), 불능기(不能欺,남이 능히 속이지 못한다)라 하는데, 이 셋은 어떻게 다르냐?” 동춘은 위엄이 있으면 남이 감히 속이지 못하니 이는 두려워하기 때문이고(有嚴威 則人不敢欺 是畏之也), 어진 마음이 있으면 남이 차마 속이지 못하니 이는 진심으로 복종하기 때문이고(有仁心 則人不忍欺 是心服也), 지혜가 있으면 남이 능히 속이지 못하니 이는 그 총명함에 복종하기 때문입니다(有智術 則人不能欺 是服其明也)” 하였다.

 

아버지가 다시 그렇다면 이 셋 중에 어느 것이 가장 좋으냐?”고 물으니, “차마 속이지 못함이 상등이고, 능히 속이지 못함이 차등이고, 감히 속이지 못함이 하등입니다.”(동춘당집별집 제9/부록/유사)하였다. ‘무자기는커녕 막말로 국민을 속이려 드는 저들이다. 국민으로서 저 정치꾼들에게 속는 우민이 안 되려면 하등인 위엄이라도 갖추어야 한다. 위엄은 맑고 바른 심결에서 나오는 점잖은 태도이다. 우리라도 위엄을 갖춰야 저들이 감히 국민을 못 속이고 나라가 나라다워진다. 저때 송준길의 나이 겨우 10살이었다 하니 못 갖출 일도 아니다.

 

참취우(慙吹竽, 피리 불기 부끄럽습니다)”라는 말이 있다. ‘취우(吹竽)’는 피리 부는 흉내를 낸다는 말로, 무능한 사람이 재능이 있는 체하며 관직을 차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자격도 없는 사람이 관직을 차지하고 있어 죄송하다는 겸사(謙辭,겸손하게 하는 말)인 셈이다.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선왕이 우(,피리)를 좋아하여 악공 3백 명을 모집했다. 남곽처사란 실력도 없는 자가 끼어서는 합주할 때 시늉만 내며 호의호식하였다. 선왕이 죽고 민왕이 즉위한 뒤, 한 사람씩 독주하게 하자 그만 줄행랑을 놓는다.(한비자』 「내저설(內儲說) ) 한 나라의 재상으로 나섰으나 무자기도 능력도 없을 못할 바엔 요 정도의 부끄러움쯤은 갖춰야 하지 않겠는가?

 

이 글을 쓰는 지금 <“정치모략” “양평 고속도 게이트국토위·법사위·과방위 고성·충돌·파행’>이란 기사가 뜬다. 이 정부 내내, “피리 불기 부끄럽습니다하고 보따리를 싸는 장관 한 사람쯤 보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일 듯하다. 20211229, 대구를 찾은 윤석열 후보 어록이다. “무식한 삼류 바보들을 데려다가 정치를 해서 나라 경제를 망쳐놓고 외교, 안보 전부 망쳐 놓고 어이가 없습니다. 정말 같잖습니다.” 장관들 앞, 덩그러니 놓인 ‘000장관이란 명패가 정말 같잖다.’ 마치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