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왕불가(無往不佳)> 어디를 가든 멋지다!

2022. 12. 20. 10:28일일 일언(一日一言)

< 무왕불가(無往不佳)> 어디를 가든 멋지다!

 

 

아침에도 멋지고 저녁에도 멋지다. 날이 맑아도 멋지고 날이 흐려도 멋지다. 산도 멋지고 물도 멋지다. 단풍도 멋지고 바위도 멋지다. …어디를 가든 멋지지 않은 것이 없고 어디를 함께 하여도 멋지지 않은 것이 없다. 멋진 것이 이렇게 많도다!(朝亦佳 暮亦佳 晴亦佳 陰亦佳 山亦佳 水亦佳 楓亦佳 石亦佳 … 無往不佳 無與不佳 佳若是其多乎哉).

이옥(李鈺)의 「중흥유기총론(重興遊記總論)」이란 글이다. ‘멋지다(佳)’라는 단순한 어휘 나열이나 녹록치 않다. 상대적인 사물을 반복하여 문장을 이어가지만 정말 멋진 문장 아닌가. 흔히 글쓰기를 할 때, 한 문장에 동일한 어휘를 쓰지 말라 한다. 그러나 이렇듯 반복도 잘만 쓰면 훌륭한 문장이 된다. 이렇듯 좋은 글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개별성에서 나온다.

척박한 삶을 산 이옥, 그에게 저런 날이 있었겠는가마는, 단 하루 오늘만이라도 저런 삶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