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욕망의 발견ㅡ소설이 그림을 만났을 때

2018. 5. 16. 07:36간호윤의 책들/욕망의 발견(2018년)



  간호윤 선생이 또 한 권의 놀라운 책을 냈다. 100년 전에 나온 책들을 어떻게 구했을까? 표지는 또 어떻게 (사진을) 찍었을까? 연구자의 자세에 절로 고개가 수그려진다. 소명출판사에 낸 이 책의 가격은 고작 2만 5,000원이다. ‘고소설이 그림을 만난 이야기’인 이 소설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를 바란다. 


  책 소개


  이야기인 고소설을 담아낸 책의도(책표지에 입힌 옷 그림)의 의미를 풀어본 책


  이 책은 학계에서 ‘딱지본’이라 지칭하는 구활자본 고전소설과 신소설을 ‘신연활자본고소설’로 온전히 부를 것을 제언하고, 표지 역시 '책의도'라는 명칭을 부여하며 ‘신연활자본고소설책의도’의 그림 읽기를 통해 당대의 욕망 지형도를 탐색하고 있다. 191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신연활자로 출간된 고소설의 표지 그림 170개 이상이 컬러로 실려 있고, 다양한 책의도를 비교할 수 있다.


  저 : 간호윤(簡鎬允)


  경기 화성 흥천 두메산골에 살던 어린 시절, 한학자였던 백조부에게『명심보감』『소학』『추구』등을 배우면서 고전과 한문학에 빠져들었다. 순천향대 국어국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인하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교대ㆍ인하대ㆍ중앙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고전의 재해석을 통한 현대적 글쓰기에 천착해왔다. 연구실이나 논문집에만 갇혀 있는 고전(古典)은 고리삭은 '고전(苦典)'일 뿐이며, 연구실에 박제된 한문학, 고전문학은 마땅히 소통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고전을 현대인들의 눈높이에 맞춘 저서에는『억눌려 온 자들의 존재증명』『종로를 메운 게 모조리 황충일세』『개를 키우지 마라』『읽고 쓰는 즐거움』등이 있으며, 전문서에는 『한국 고소설비평 연구』『조선후기 필사본 한문소설집 선현유음』『마두영전 연구』『한국 고소설비평 용어 사전』『주생전·위생전 자료와 해석』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1장 신연활자본고소설책의도란 무엇인가?


01 생성공간

02 신연활자본

03 신연활자본고소설

04 신연활자본고소설책의도

05 신연활자본고소설책의도 현황


2장 신연활자본고소설책의도 유형과 화법


01 신연활자본고소설책의도 유형에 나타난 욕망

1) 전통

2) 유형

3) 판매

4) 화법

5) 주제

6) 구성

7) 형상


3장 신연활자본고소설책의도에 나타난 욕망


01 고소설이란 무엇인가?

02 욕망의 '사회학'

03 욕망의 지형도


4장 신연활자본고소설책의도에 나타난 욕망 그리고 상징


01 욕망, 위기----애愛

1) 사랑, 그 영원함 애愛

2) 사랑과 전쟁 애愛

02 욕망, 위기----욕欲

1) 출세 강박증 욕欲

2) 최고의 가치인 재주 욕欲

3) 그래도 살 만한 세상 욕欲

4) 반성적 사유, 삶 욕欲

03 욕망, 절정----노怒

1) 부재하는 아버지 노怒

2) 혁명을 꿈꾸다 노怒

3) 여성, 칼을 들다 노怒

04 욕망, 절정----증憎

1) 죄와 벌 증憎

2) 충忠과 의義 증憎

05 욕망, 결말----락樂

1) 비환이합悲歡離合

2) 부귀영화 락樂

06 욕망, 결말----희希

1) 영원한 삶 희希

2) 정치인 상 희希

07 욕망, 전개----우憂

1) 효孝와 보은報恩 우憂

08 욕망, 전개----구懼

1) 죽음, 그 이후 구懼

09 욕망, 발단----희喜

1) 재미 희喜

2) 인륜의 대사, 혼인 희喜


5장 신연활자본고소설 그 이후


참고문헌

[첨부]신연활자본고소설책의도 목록


  출판사 리뷰


  일제강점기 고소설을 통해 본 ‘욕망의 지형도’


  1910~1930년대는 일제강점기였으나 신문물을 접한 사람들이 다양한 욕망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당시 경성의 거리에는 모던보이와 모던걸이 활보하였으나 수은등 아래에서는 일명 ‘6전 소설’, 혹은 ‘이야기책’이라 불리던 값싸고 휴대하기 편하게 가볍고 작은 판형의 서민들 대상의 소설책이 크게 유행했다.


 『욕망의 발견-소설이 그림을 만났을 때』는 학계에서 ‘딱지본’이라 지칭하는 구활자본 고전소설과 신소설을 ‘신연활자본고소설’로 온전히 부를 것을 제언하고, 표지 역시 ‘책의도(책표지에 입힌 옷 그림)’라는 명칭을 부여하며 ‘신연활자본고소설책의도’의 그림 읽기를 통해 당대의 욕망 지형도를 탐색한다. ‘욕망의 지형도’는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이라는 소설의 5단 구성에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와 소설의 5단계를 접목시켜 신연활자본고소설책의도에 나타난 욕망과 상징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 제시한다.


 『욕망의 발견』은 170개가 넘는 다양한 책의도가 전면 컬러로 제시되어 있고, 권말에는 책의도 목록을 첨부하여 다양한 책의도를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신연활자본고소설책의도(6전 소설, 딱지본 표지 그림)란 무엇인가?


  저자가 제안한 딱지본의 온전한 이름 ‘신연활자본고소설책의도’는 신연활자본과 고소설, 책의도가 합쳐진 합성어이다. 학계에서는 ‘신연활자본’을 ‘구활자본’이라고 부르지만, 저자는 “‘구활자본’은 현재적 관점에서 보아서고 당대적 관점으로” “서양인쇄기술의 도입으로” 인쇄한 책이기에 “당대적 관점”으로 ‘신연활자본’으로 고쳐 부를 것을 주문한다.


  ‘신연활자본고소설책의도’는 191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신연활자로 출간된 고소설의 표지 그림이다. 저자는 이는 엄연히 “고소설을 그림으로 그린 고소설도와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소설의 내용을 단 한 장에 그려내기 위해 화공이 독자를 상정해 초본을 그리고, 인쇄공이 몇 번이나 색에 맞춰 인쇄한 표지이기 때문이다. 이는 상업적일 수밖에 없지만, 당대의 문화를 흡수하며 문학과 회화의 함의가 얽혀 있는 그물망이기도 하다.


  “울긋불긋한 그림에서 그림 그린 표지에 호기심과 구매욕의 자극”


  소설가 김기진은 고소설이 대중을 사로잡은 첫 번째 원인을 위와 같이 꼽았다. 일상이 컬러가 되었을 때의 경이로움 말이다. 둘 다 춘향전의 이본이지만, 『절대가인』에 눈길이 간다.


  저자가 “고소설을 그림으로 그린 고소설도와는 다르다”고 주장하는 까닭은 다음과 같다. 소설의 내용과 다를 수도 있거니와 독자층의 시선을 자극하기 위한 상업적인 그림이기 때문이다.『동선화』는 송나라가 배경이지만, 책의도에는 구두를 신고, 수염을 기르며, 두루마기를 입는 등 당대의 옷차림이 그려져 있다. 대부분 무채색의 옷을 입던 당시 생활상에 비춰봤을 때 인물들의 옷이나 배경에 오방색의 화려한 색감을 사용한 것은 상류층의 풍속을 (구매를 통해) 모방하려는 욕망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신연활자본고소설책의도가 주는 메시지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인쇄물, 소설, 그림, 색, 구도 등 다양한 도상기호를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욕망의 발견』은 인물, 사건, 상징, 문구의 네 방향에서 고소설을 읽어낸다. 1910~30년대는 엄혹했던 한편, 신식문물이 들어서면서 새로운 욕구들이 분출했을 때였다. 독자들은 창의적으로 고소설을 향유하였으며, 책을 읽는 것을 넘어서 시각 자료로서의 책표지는 당시의 욕망을 표현하는 매체가 되었다. 그렇게 고소설은 저 시절을 살아내는 이들의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삶을 위해 가져야 하는 필수적인 욕망들의 발현


  고소설을 텍스트만으로 읽는 것보다 고소설에 ‘책의도’를 더할 때, 우리는 당시 사람들의 욕망을 ‘읽어’ 낼 수 있다. 『욕망의 발견』은 욕망의 시대, 고소설이 그림을 만난 이야기를 ‘욕망의 지형도’로 풀어낸 책이다. ‘욕망의 지형도’는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이라는 소설의 5단 구성에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생리 → 안전 → 애정 → 존경 → 자아실현 욕구)을 접목시켜 얻었다. 『심청전』과 『토끼전』, 『구운몽』 같은 지금까지 잘 알려진 소설에서부터 『황후룡전』, 『배비장전』 등 낯선 소설까지 다양한 소설의 책의도를 살펴본다. 거기에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 되고 싶거나 하고 싶은 꿈들이 녹아 있다.


 『심청전』은 33회나 간행된 인기 소설이다. 고소설도 [심청전도 병풍]과 유사하게 말풍선 기법이 돋보인다. 심청이가 용궁을 방문한 장면을 마치 꿈인 양 그려 넣은 장면을 책의도로 그렸다. 심청이가 꾸는 꿈속에서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 새롭게 태어나고자 하는 장면에서 매슬로우의 안전 욕구를 떠올려 볼 수 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책의도의 욕망들은 가려져 있다. 그림을 채우는 공간소들이 거의 상징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인데, 그림의 상징을 하나하나 풀어가다 보면, 소설을 넘어서는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 당대 최고의 인기소설 『춘향전』에 춘향이의 지조를 상징하는 국화를 그리고, 이몽룡을 상징하는 나비를 그리는 식이다. 반면 다른 책의도에는 국화 대신 매화를 그리고 춘향이를 부각시키고 있다.


  고소설을 새롭게 보기 위하여


  저자는 다양한 책의도를 제시하는 한편 책의도를 그린 화공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한다. 화공은 이야기 속 그려내고 싶은 것을 독자들에게 설득력 있는 이미지로 제시하기 때문이다. 즉 2차 작가로서 화공은 소설의 첫 번째 비평가라는 것이다.


  책의도는 전통적인 화가군에서부터 무명작가군까지 다양했다. 저자는 이들이 그린 욕망들을 ‘욕망의 지형도’로 보여준다. 발단은 생리 욕구, 전개는 안전 욕구, 위기는 애정 욕구, 절정은 자아실현 욕구, 결말은 존경의 욕구와 연결되고, 이는 다시 욕망과 연결된다. 생리 욕구는 기쁨, 안전 욕구는 우울과 두려움, 애정은 사랑과 욕심, 자아실현은 성남과 미움, 존경은 즐거움과 바람의 욕망으로 연결 지었다.



출처 : 이승하 : 화가 뭉크와 함께 이후
글쓴이 : 이승하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