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에 소개된 <당신, 연암>입니다.

2012. 10. 14. 12:19연암 박지원 평전

 

국민일보에 소개된 <당신, 연암>입니다.

 

 
[손에 잡히는 책] 지인·후손들이 바라본 인간 ‘연암’은… ‘당신, 연암’
  • 2012.10.11 18:21
  • 트위터로 퍼가기
  • 싸이월드 공감
  •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당신, 연암/간호윤 (푸른역사·1만5000원)

연암 박지원(1737∼1805)의 필법으로 쓴 이색적인 형식의 연암 평전. 살아생전에 쓴 글 곳곳에 파격과 형식 실험을 계속했던 연암은 ‘마장전’에서 “천지사물이 제 각각이기에 반드시 틈이 있게 마련”이라며 ‘틈의 역학’을 설파했다. 이에 착안한 저자는 연암과 동시대를 산 인물과 그의 후손을 포함한 11인의 필자를 내세워 연암의 생애를 재구성한다.

제목 ‘당신, 연암’은 이들 11인의 2인칭들이 호명하는 다양한 ‘당신의 연암’이라는 의미를 함축한다. 문헌에서 9할을 취했다면 저자는 1할의 상상력을 보태는 것으로 과도한 개입을 자제한다. 연암의 부인 이씨는 “문 앞에 빚쟁이가 기러기처럼 줄 섰고”라고 읊은 남편의 시구를 들먹이며 나이 쉰에 벼슬길로 나간 남편을 회한의 눈빛으로 바라본다.

아들 박종채, 손자 박규수, 처남 이재성은 물론 연암과 친교했던 백동수의 청지기 김오복의 눈에 비친 연암도 등장한다. 무엇보다 연암이 쓴 연암이 압권이다. “나는 냄새나는 똥주머니로 이 땅에서 예순아홉 해를 산 조선의 삼류선비다.” 마지막은 ‘백지에 조선의 달빛 같은 글이 떨어진다’는 제목의 저자 글로 장식된다. 연암이 앓았던 우울증과 불면의 나날이 바싹 당겨져 오는 저작이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