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탕 한 첩

2010. 12. 23. 16:16글쓰기/글쓰기는 연애이다

오늘도 하루를 살아낸다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날치기 처리 등으로도 못내 서운한지 보온병, ---, 자연산 운운, 참 속상하는 세상입니다. 제 아무리 '말은 해야 맛이고 고기는 씹어야 맛'이라지만 참으로 고약한 말을 수 없이 뱉습니다. 저런 이들이 대한민국의 지도자라는 사실에 분노가 치밀고 속이 썩습니다.  

그래 화병을 달래려 황 선생의 <활인심방>에 나오는 중화탕 한 첩 달여 복용해야겠습니다. 중화탕은 중국 명(明)나라 때 주권(朱權)이 지은 <활인심방(活人心方)>에 나오는 비방을 이황 선생이 빌려온 것입니다. 중화탕(中和湯 : 화병을 풀어주는 약처방)의 약재는 다음과 같습니다. 

     청심(淸心-마음을 깨끗이 함), 과욕(寡慾-욕심을 적게 함), 인내(忍耐-참고 견딤), 겸화(謙和-겸손하고 온화함), 지족(知足-만족을 앎), 보애(保愛-보호하고 사랑함), 계노(戒怒-성냄을 경계함), 수정(守靜-조용함을 지킴), 순천도(順天道-대자연의 도리에 순응함), 음즐(陰騭-남모르게 도와줌), 존인(存仁-어진 마음을 보존함) 등 30가지인데 이를 가루 내어 심화(心火-심중의 화기) 1근에 신수(腎水-신장의 수기) 2사발을 붓고 달여서 시간에 관계없이 온수로 상시 복용한다.

 

그런데 하 고약한 병이라 중화탕을 복용하여도 쾌차하지는 못할 듯합니다.

 

안방준(安邦俊:1573~1654) <구잠>이란 시로 나 또한 입을 경계합니다.

 

<구잠(口箴)> 입을 경계하다

 

言而言 말을 해야 할 때는 말을 해야만 하지만

不言而不言 말해서 안 될 때는 말하지 말아야하나니

言而不言不可 말해야 할 때 말을 안 해도 아니 되지만

不言而言亦不可 말해선 안 될 때 말을 해서는 말아야하니

口乎口乎 입아! 입아!

如是而已 이렇게만 하거라.

휴헌 간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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