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색백어지(雪色白於紙)> 눈이 종이 보다 희길래
" 눈이 종이 보다 희길래" 고려의 대문장가인 백운거사(白雲居士) 이규보(李奎報, 1168~1241)의 란 시 첫구다. 세상이 하얗게 솜이불을 덮은 날, 벗을 찾았나보다. 그러나 주인은 없고, 눈 위에 이름 자만 일필휘지 한다. '‧백‧운‧거‧사‧이‧규‧보' 바람아! 내 벗님이 오기 전에는 절대 쓸어버리지 마시게. 눈빛이 종이보다 더욱 희길래 (雪色白於紙) 채찍 들어 내 이름을 그 위에 썼지(擧鞭書姓字) 바람아 불어서 땅을 쓸지 마렴 (莫敎風掃地) 주인이 올 때까지 기다려다오 (好待主人至) 내일이 동지(冬至)이다. 밤새 내린 눈으로 온 세상이 꽃이다. ‘천화(天花)’가 피었다. 선인들은 눈을 ‘하늘에서 내리는 꽃’이라는 뜻으로 '천화'라하였다. 눈송이가 여섯 모의 결정이라 ‘육출화(六出花)’라고도 한다...
2022.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