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극(不條理劇)이 상연 중인 대한민국의 ‘베랑제들’

2024. 12. 27. 13:58카테고리 없음

 

 

http://www.kong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4396

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85

 

부조리극(不條理劇)이 상연 중인 대한민국의 ‘베랑제들’

 

 

 

“논리학자: (노신사에게) 종이 한 장을 가지고 다음 문제를 계산해 보십시오. 두 마리의 고양이에게서 다리 둘을 없애면, 각 고양이에게는 몇 개의 다리가 남겠습니까? 노신사: (논리학자에게) 여러 개의 답이 가능하겠군요. 한 마리의 고양이에게는 4개의 다리가 있고, 또 한 마리의 고양이에게는 2개의 다리가 있는 경우도 있지요. 한쪽이 다리가 5개이고, 또 한쪽이 다리가 1개인 경우도 있을 거구요. 두 마리의 고양이의 8개 다리에서 2개를 없앤다면, 다리 6개 고양이 한 마리와 다리가 하나도 없는 고양이도 나올 수 있겠지요.”

 

 

 

외젠 이오네스코(Eugene Ionesco, 1909~1994)의 희곡 『코뿔소』의 한 부분이다. 논리로 먹고산다는 학자의 질문부터 잘못이다. 도대체 왜 고양이 다리를 자르는 문제를 낸단 말인가. 더욱이 두 마리 고양이에게서 다리 둘을 없앤다는 게 문제인가? 하지만 노신사는 “여러 개 답이 가능”하다며 끙끙 계산한다. 어리석음의 극치를 보여준다고? 아니다. 대한민국의 현 상황이 이와 다를 게 무엇인가?

 

 

 

『코뿔소』는 나치즘의 집단본능을 맹렬히 풍자한 부조리극(不條理劇, 절망적 상황을 그린 극)이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어느 시골 마을 광장, 여름의 푸른 하늘에 눈부신 햇살이 비치는 일요일 정오 무렵이다. 갑자기 육중한 코뿔소 한 마리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마을 한복판을 굉음을 내며 달렸다. 그 뒤 코뿔소가 점차 늘어났다. ‘코뿔소 바이러스’에 전염된 사람들이 코뿔소로 변해서다. 사람들은 하나 둘, 피부는 녹색으로 변하며 가죽이 되고 이마에 뿔이 나 코뿔소가 되었다. 마을은 추기경도, 귀족도, 소방수도,… 코뿔소로 변한 사람들이 떼로 몰려다니며 건물을 부수기 시작했다. 가족도 사랑하는 연인도 친구도 코뿔소로 변했다. 홀로 남은 ‘베랑제’만 코뿔소가 되지 않겠다고 외쳤다.」

 

 

 

이 희곡은 코뿔소 한 마리가 마을 전체를 파괴하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사람들이 비인간적 폭력을 저항 없이 추종하고 광란의 집단 편에 서서 안주하는 모습을 비판한다. 코뿔소 앞에서는 집단적 지성도 가치관도 인간성도 상실하여 정상과 비정상, 악과 선도 구별 못한다. 코뿔소를 만드는 ‘괴상한 병균’은 매우 빠르게 전파되었고 일단 감염되면 누구든 맹목적인 코뿔소 숭배자가 되었다. 인간에서 비인간이 되는 과정이 이렇게 단순하다.

 

 

 

이후 논리학자는 엉터리 삼단논법의 예까지 든다. “모든 고양이는 죽게 마련이다. 소크라테스도 죽었다. 그러므로 소크라테스는 고양이다.” 그러자 노신사는 “소크라테스도 네 발 동물이 맞네요. 그럼 난 지금 소크라테스라는 고양이 한 마리를 기르고 있다”며 즐거워한다. 이 역시 배움이 있건 없건, ‘코뿔소’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한 장면이다. 물론 이 두 사람도 코뿔소가 되었다.

 

 

 

윤석열이라는 코뿔소가 한국 정치사에 등장한 후, 자유 민주주의 국가 근본이 흔들리고 보편적인 상식이 폄하되며 역사의 수레바퀴는 악의 구렁텅이에 빠졌다. ‘12.3쿠데타!’를 통치행위”라 강변하고 자칭 여당대표란 자는 “지역구서 고개 숙이지마.…얼굴 두껍게 다니자”라 한다. 속칭 기레기라 불리는 언론에는 온갖 ‘설’들이 난분분한다. 오늘 한 언론엔 “TK는 8%P 반등…탄핵에도 지지율 오른 與”란 주제를 거 보란 듯이 큼지막이 내걸었고 국민의 힘은 ‘헌법재판관 임명 동의안 표결에 불참’을 선언했다. 선과 악이 부재하고 모든 것이 멈춰 섰다.

 

 

 

『코뿔소』는 마을에 남은 단 한 사람 (정상적인) 베랑제의 독백으로 끝난다. 베랑제는 코뿔소 흉내를 내며 자신이 코뿔소와 다르다고 “아! 난 이제 괴물이다. 괴물이야!”라 (정상인이 오히려 자신을 괴물이라) 자조한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 대사는 “난 마지막까지 인간으로 남겠다! 굴복하지 않아!”였다. 코뿔소 한 마리가 사람들을 비인간으로 만드는 부조리극이 상연 중인 2024년 12월 대한민국. 하지만 그래도 굴복하지 않는 ‘베랑제들’이 있다고 굳게굳게 믿는다.

 

 

 

부조리극(不條理劇)이 상연 중인 대한민국의 ‘베랑제들’​ - 콩나물신문

“논리학자: (노신사에게) 종이 한 장을 가지고 다음 문제를 계산해 보십시오. 두 마리의 고양이에게서 다리 둘을 없애면, 각 고양이에게는 몇 개의 다리가 남겠습니까? 노신사: (논리학자에게)

www.kongnews.net

 

 

부조리극(不條理劇)이 상연 중인 대한민국의 ‘베랑제들’ - 인천신문

“논리학자: (노신사에게) 종이 한 장을 가지고 다음 문제를 계산해 보십시오. 두 마리의 고양이에게서 다리 둘을 없애면, 각 고양이에게는 몇 개의 다리가 남겠습니까? 노신사: (논리학자에게)

www.incheonnewspap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