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양소근(頭痒搔跟) ‘머리가 가려운데 발뒤꿈치를 긁는다’

2023. 2. 11. 11:08카테고리 없음

두양소근(頭痒搔跟) ‘머리가 가려운데 발뒤꿈치를 긁는다’

 

“교수님!”

수화기를 건너오는 출판사 사장 목소리가 너무 아리다. 나름 광고도 하고 여러 서점에 책을 보냈는데 도통 책이 안 나간단다. 나야 어느 책이든 내 자식 같지만, 출판사로서는 마음 먹고 이번 책[별난 사람 별난 이야기]에 꽤 투자를 하여 올 컬러로 만들었다. 

 

“저도 노력을 해보겠습니다.” 

같이 한숨을 쉬며 난 이 말만 되뇌었다. 

‘두양소근(頭痒搔跟)’이란 말이 있다. ‘머리가 가려운데 발뒤꿈치를 긁는다’는 뜻이다. 흔히들 무익한 일을 할 때 이 말을 끌어온다. 오늘 <인천일보> 연재 글 ‘간호윤의 실학으로 읽는 지금’을 막 신문사로 넘겼다. 

 

생각해 본다. 몇 명이 이 글을 읽을까? 

혹 독자들은 머리가 가려운 데 나는 발뒤꿈치나 긁는 글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닌가? 모두들 물질을 섬기고 처세술을 익히는 이 세상, 내 세상살이가 여느 사람들과 다르기에 '두양소근식 글쓰기'를 하는 것은 아닌지. 질겅질겅 곱씹어 보는 ‘두양소근’ 넉 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