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2023. 1. 9. 16:45카테고리 없음

지인이 책을 보내왔다. 「미주 한인 역사 120주년 기념」이란 부제가 붙었다. 그중,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글을 읽다가 한참동안 눈길이 멈췄다. 가끔씩 이런 글을 보면 의아스럽다. 아래 글을 보면 이승만은 1904년 8월 9일, 조선에서 5년 7개월의 투옥 생활을 끝냈다. 

1904년 12월 31일 워싱턴에 도착했다. 1905년 1월 5일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를 했다.

 

 

그런데 대뜸 1907년 6월 조지워싱턴대학교를 졸업했다고 나온다. 2년 만에 대학을 졸업했다는 말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1907년 9월 하버드대학교 석사과정에 입학하여 1910년 2월에 학위를 받았다. 그런데 1908년 9월에 프린스턴대학교 박사과정에 입학하였다. 석사과정 1년 만에 졸업도 안 한 학생을 프린스턴대학교에서는 박사과정에 입학을 허가하였다. 그로부터 1년 9개월 뒤인 1910년 6월 프린스턴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다. 

1910년 2월에 하버드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같은 해인 1910년 6월에 프린스턴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는 믿기 어려운 말이다. 어찌 되었건 이승만은 미국에 건어온 지 5년 6개월만에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는 전설같은 사실(事實)이다.

 

가끔씩 이런 글을 만나면 참 난감하다. 아무리 100년 전이요, 또 그것이 타국이라 하여도 사실은 정확히 기술해야 한다. 실증을 중시하는 미국의 학력이기에 더욱 그렇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학자라면 글 쓰는 이라면 이 정도는 독자를 위해 자료조사를 좀 해야 하지 않을까? 

난 이 분야 전공자가 아니지만 한 번쯤 조사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삶을 욕보이고자 하는 마음은 추호도 없다. 다만 한 사람의 전기적 사실은 정확한 기록이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다. 당시 박사(博士)가 거의 없었던 한국이기에 이승만은 ‘박사’의 대명사가 되었고 내 또래만 되어도 ‘이승만 대통령’보다는 ‘이승만 박사’라고 부르는 게 자연스러울 정도다. 

견문이 좁아서인지 아직 나는 ‘이승만 박사’에 대한 사실(事實)을 사실적(査實的)으로 기술한 책을 보지 못했다. 내 공부 또한 이러한 곳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갈 길은 멀고 할 일은 많은데 세월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