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맞으며

2023. 1. 3. 11:38카테고리 없음

2023년을 맞으며 

 

2023년 새해가 밝았다고 덕담을 주고받습니다. 사실 세월이 오는 것도 가는 것도 아니니, 2022년이 간 것도 2023년 온 것도 아닙니다. 어느 날 ‘정의’는 ‘그들만의 정의’요, ‘신’은 ‘그들만의 신’이라는 섬뜩한 진리를 안 뒤부터 더욱 그러합니다. 그래 오는 연하장에만 겨우 답신을 보낼 뿐입니다.

 

세상을 살아갈수록 세상 이치를 모릅니다. 그러니 ‘떡국이 농간하다는’ 우리네 속담은 전혀 나와 거리가 멉니다. 내 깜냥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배우며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만 내가 본 세상에서는 ‘가르치고 배운 이치’가 전혀 작동하지 않습니다. ‘세월에 속아 산다는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구나’하는 생각은 그래서입니다.

 

애써 오늘도 책상에 앉아 있습니다. 이유는, 오늘을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아야 해서인지 모르겠습니다. 이것이 인간으로서 멸도(滅道)를 찾지 못한 고집(苦集) 때문인지? 아니면 아예 아둔한 사람이라 그런지? 이렇게 한 해를 겨우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