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를 곡(哭)하며>2.

2022. 11. 2. 09:07카테고리 없음

<이태원 참사를 곡()하며>2. -사실이 아니 진실을 찾아서

 

이태원에서 참변이 일어난 지 나흘째. 고귀한 영령께 곡을 한다. 못다 핀 젊은 영혼들이 많기에 더욱 가슴이 아프다.

 

이런 글 쓰는 것이 세 번째다. 첫 번째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 두 번째는 세월호 때. 세 번 모두 공교롭게도 국민의 힘과 전신인 한나라당이었다. 모두 권력을 쥔 자들의 망동(妄動)이 있고 비극이 일어났다. 인과관계(因果關係)가 그렇게 성립되었다고 믿는다. 노무현 대통령은 정적을 제거하려는 검찰에 의해, 세월호 때는 정부의 무능한 대처 때문에, 이태원은 매뉴얼조차 없었고 경찰은 출동조차 않았다.

 

정부의 행태와 드러나는 진실에 분노한다. 10만 명이 모이는데 주최자가 없다고 경찰관을 배치하지 않았단다. 마약 단속 인원만 투입하였다는 게 말이 되는가. 국민을 보호해야할 경찰과 지방 조례, 국가의 의무에 대한 세계의 비판이 잇따른다.

 

이런데도 정부의 하는 행태가 전과 똑같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는 북한의 도발을, 세월호 때는 유언호로 시선을 돌렸다. 이번에도 용산구청장과 행정안전부장관, 국무총리, 대통령까지 변명으로 일관하더니 대대적인 팀을 꾸려 토끼머리띠를 찾겠단다토끼머리띠는 사실이지만 진실은 아니다. 진실은 죄 없는 156명이 공권력 부재로 사망했다는 점이다. 우리 보수 언론은 자제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 정부를 위해서인지 저러한 가쉽성 기사로 또는 여론을 돌리려는 획책성 시사로 진실을 흐리고 있다.

 

범인은 이 나라를 야만공화국으로 만든 용산구청과 경찰청, 행정안전부, 대통령이다. 직무유기를 한 국가와 정부가 범인이다. 참사 이틀 뒤 시민단체 탐문하여 세월호 언급하며 정부 부담 요인이란 문서나 만드는 게 공권력이란 말인가. 이런 후진국 형 인재(人災)를 가리려고 참혹하게 죽은 참사(慘死)’를 단순 사고(事故)’라 부르고 공권력의 안일함과 무능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犧牲者)'를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고자(事故者)', '사상자(死傷者)'로 정의하고 근조(謹弔) 없는 리본을 패용하라는 지침을 내리는 게 정부인가. 참사 사흘째 가서야 영혼 없는 사과를 하는 것이 국가인가. 그러라고 국민이 권력을 위임한 것이란 말인가.

 

세계의 비판이 잇따르자 이 나라의 2인자인 국무총리가 급히 외신기자들을 불렀다. 이 자리에서 변명으로 일관하고 웃고 농담까지 하였다. 마치 인두껍을 쓴 괴물들 세상 같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촛불혁명을 이룬 대한민국이 이 정권 출발부터 무너져 내렸다. 무능과 무지, 무례로 권력만을 탐하는 저들에게 국민으로서 자존심은 처절히 짓밟힌다. 이 나라 역사상 길 위에서 156명이 한 날 한 시에 참혹한 죽음을 맞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 가을, 꽤 시린 바람이 옷깃을 자꾸만 자꾸만 파고든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https://youtu.be/F6QvIlL-_b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