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윤의 실학으로 읽는, 지금」(4) 저러한 대통령이 선출 되기를 -

2022. 3. 8. 04:31카테고리 없음

(4) 선거(選擧), 대인호변 군자표변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

국민이 곽우록을 쓰고 범관을 해야 통치자가 대민이쟁을 한다

 내일, 3월 9일! 미래를 향한 20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일이다. “선생님, 누구를 찍어야 할까요? 제가 투표를 한다고 세상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다 제 맘에 안 들어서 기권할까 해요.” 엊그제, 제자의 말이다. 불과 5년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기록된 ‘촛불혁명’ 때 광화문에서 함께 울분을 토하던 제자다. 사람들은 말한다.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고. 맞는 소리이면서도 아니다. 의외로 세상을 바꾸기 쉽다. 내가 바뀌면 그만큼 세상은 변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치 구조는 바꾸기 어렵다. 정치인과 권력자들 중 많은 이가 그의 윗대부터 이 땅의 ‘우듬지에 있던 자들’이거나 일신의 출세와 영달을 위한 ‘도긴개긴 정치 쇼핑꾼들’로서 ‘그들만의 리그’를 폭식 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누가 맘에 든다 아니다’로 하거나 말게 아니다. ‘누가 조금이라도 더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사람이냐’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국민들을 꿀단지로 삼아 제 몫만을 챙기려는 정치 쇼핑꾼들의 행위양식이라도 바꾸어야 하기 때문이다. 

 곽우록(藿憂錄)을 쓰자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선거권을 가진다”(24조)고 규정한다. 성호 이익의 『곽우록(藿憂錄)』이라는 책이 있다. ‘콩 곽(藿)’은 백성이요, ‘근심 우(憂)’는 걱정이니 책 제목은 ‘백성의 걱정’이다. 조조(祖朝)라는 백성이 진 헌공(晉獻公)에게 글을 올려 나라 다스리는 계책을 요청했다. 헌공은 “고기 먹는 자[육식자]가 다 염려하고 있는데, 콩잎 먹는 자[곽식자]가 정사에 참견할 게 뭐냐!”라 꾸짖었다. 조조는 이렇게 말한다. “육식자가 묘당(廟堂:의정부로 지금은 정부)에서 하루아침이라도 계획을 잘못 세우면 백성들 간과 뇌가 으깨어져 길바닥에 나뒹굽니다.” 간뇌도지(肝腦塗地)는 여기서 나온 말이다. 선거권(주권) 행사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개화기 정치가요 천재 소리를 들었던 윤치호는 조선을 ‘악마 같은 정부’라며 일본 식민지배만이 우리 민족이 살길이라 선택했다. 결국 그는 내선일체를 부르짖다가 광복 후 자결하고야 만다. ‘곽우록’을 잘 써야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범관(犯官)을 하자1797년 황해도 곡산에서 민란이 일어났다. 1천여 명이 관가를 습격했다. 주모자는 이계심이었는 데 잡는데 실패하고 만다. 조정에선 급히 다산 정약용을 파견했다. 다산이 부임하는 도중 이계심이 12항목의 탄원서를 제출하며 자수한다. 탄원서를 읽어보니 하나같이 타당했다. 다산은 그 자리에서 이계심을 풀어주었다. “통치자가 밝지 못한 까닭은 백성들이 제 한 몸 건사하는 데만 열중할 뿐, 그 고통으로 관에 항의하지 않기 때문”이 석방 이유였다. 이계심이 관에 항의해 오히려 통치자를 밝게 했다는 게 아닌가. 바로 ‘범관’으로, ‘관청을 범하라’는 말이다. 다산은 백성이 고통을 받으면 관청에 항의해야만 비로소 관리가 함부로 못한다고 단언했다. 백성들이 정치에 관심 가져야 하는 이유다. 이는 국민으로서 반드시 선거를 해야 하고 선거에 대한 책임도 져야한다는 말이다. 혜강 최한기는 『인정』 제14권 ‘선인문1’에서 “인재를 잘못 천거한 자는 관직을 깎아내리거나 연좌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잘못 선출한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는 말이다. 

대민이쟁(戴民以爭)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 대한민국헌법 제1장 총강은 “제1조 ①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이다. 국민이 주인이란 뜻이다. ‘대민이쟁’은 백성을 떠받들고 윗사람과 다투라는 말이다. 국민의 권한을 위임 받은 대통령이다. 주권을 도둑맞지 않으려면 국민을 주인처럼 섬기고 국민의 편에서 권력 쥔 자들과 다툴 사람이라야 한다. 다산은 “지극히 천해 어디 호소할 데도 없는 사람이 백성이다. 높고 무겁기가 산과 같은 자도 역시 백성이다. 윗사람이 아무리 존귀하고 높더라도 백성을 떠받들고 다툰다면 굴복시키지 못할 게 뭐 있겠나”하였다. 행정부 관료 마피아, 입법부 괴물이 되어버린 국회의원, 사법부 검피아와 법조 부로커,…들, 국민을 대신하여 이런 ‘기득권 카르텔’과 투쟁할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대인호변(大人虎變군자표변(君子豹變)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 oecd국가 중 18년째 자살률1위, 세계 최저 출산율, 상위 10%와 하위 50% 경제력 차이가 무려 52배(Oxfam), …난제가 산적한 우리 현실이다. 일제 식민통치, 이승만 정권, 박정희와 전두환 군사정권을 거치며 형성된 구조적인 병폐를 바꾸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코로나 펜데믹은 진행 중이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3차 대전 운운까지 하는 미증유의 대전환 시대이다. 국가적으로는 개혁과 변화를, 세계적으로는 대동일통(大同一統)을 지향할 대통령이어야 한다. <주역(周易)> ‘혁괘(革卦)’엔 이런 사람을 ‘대인’과 ‘군자’라 했다. 혁(革)은 ‘변화’이다. ‘대인호변’은 호랑이가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털을 갈며 가죽의 아름다움을 더하는 데서, ‘군자표변’은 어린 표범이 자라며 털 무늬가 점점 빛나고 윤택해지는 데서 취했다. 대인과 군자는 천하를 혁신하고 세상의 폐해를 제거하여 모든 것을 새롭게 변화시킬 지도자다. 한순간도 멈춤 없이 변하는 세상, 한 나라를 보전하여 지키려면 끊임없이 변하고 변화시켜야할 이런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우리는 장엄한 ‘촛불혁명’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위대한 국민이다. 다시 한 번 뜨거운 마음으로 내 나라 대한민국 역사를 쓰자. 내일, 또 한 편의 웅대한 대한민국 역사는 내 손에 쥐어진 단 한 장의 투표용지에서 우럭우럭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