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적폐 수사' 발언 후폭풍 "노무현 새긴다더니

2022. 2. 10. 15:21카테고리 없음

 
“윤석열 '적폐 수사' 발언 후폭풍 "노무현 새긴다더니...” 2022.02.10 오늘 자 한 언론의 제목이다. 섬뜩하다. 야당의 최고위원이자 검찰 출신인 한 인사는 “적폐 수사가 정치보복? 교도소 갈 것을 알았나” 비꼬며 제 후보를 궤변으로 응원한다. "한동훈, 거의 독립운동 해와" 이 말 한 마디로 한 아무개 검사는 독립운동가 반열에 올랐다. 아닌 게 아니라 국민의 힘 대통령 후보는 검찰총장 출신이고 주변으로 검찰 출신이 몰려들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저 검찰이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한 일이 무엇인가?

일제 치하 서슬 퍼런 '영감'이라 불리며 영예를 누린 법관의 후예들, 아니 해방된 이후에도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시대를 거치며 권력의 시녀를 자임하며 패거리 문화를 건설한 영감들, 저들이야말로 이 나라의 적폐 아닌가. 그런 저들이 대한민국의 정의를 위하여 한 일이 무엇인가?

김근태, 박종철, ---일일이 거론할 필요조차 없이 번연히 다 아는 사실이다. 이제 또 한 사람의 전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으려는가?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도 모자라나 보다.

아래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쓴 글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며(8)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며 여덟 번째 글을 쓴다.

오늘이 '바보 노무현'이라 불린 전 대통령이 이승을 하직한 지 여드레째 되는 날이다.

‘나무와 사람은 누워보아야 그 크기를 안다’

미국의 명문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승승장구한 정치인 스탠튼, 시골뜨기 청년 링컨의 학벌이나 생김새를 가지고 ‘시골뜨기 고릴라’라고 조롱하였던 그가 링컨의 장례식장에서 가장 크게 울며 한 말이었다.

왜 우리에겐 저런 정치인 하나 없는 걸까?

수업을 서둘러 마치고 시청 앞에 도착하였다. 1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민장을 치르는 시청 앞은 이미 초여름이었다. 아스팔트는 열기로 달아올랐다. 어디선가 시민 사회자로 나선 김제동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의 목소리에는 이미 물기가 넉넉히 배어 있었다. 추모 인파로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아니, 오늘은 슬퍼해야겠습니다.”

“미안해하지 마라.”

“아니, 오늘은 미안해해야겠습니다.”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시민장이 진행되며, 옆에 서 있는 사내가 눈가를 연신 훔치는 것을 보았다. 50세쯤 되는 건강한 사내였다. 20대 후반 큰 몸집의 청년은 이 더운 날에도 검은 예복을 차려입었다. 넥타이도 단추도 제 자리에 잘 정돈되었다.

나도 하늘을 쳐다봐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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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한 점 없이 파랗기만 했다.

노란 풍선 하나가 날아올랐다.

시청 앞에서 서울역까지 운구를 따라 걸었다. 내 옆은 엄마에 손을 꼭 잡고 걷는 아이부터 백발이 성성한 노인까지 나이와 남녀가 따로 없었다.

반정부 구호는 없었다.

자중하는 분위기는 역력했다

사람들은 ‘조, 중, 동’의 바르지 못한 언론 행태를 성토할 뿐이었다.

사람들은 ‘검찰’의 바르지 못한 사법 행태를 성토할 뿐이었다.

사람들은 ‘20년은 후퇴한 민주주의’를 슬퍼할 뿐이었다.

사람들은 ‘이명박 정권’의 정치보복을 성토할 뿐이었다.

공영방송 kbs 카메라가 행사를 취재하다 쫓겨났다. kbs가 공영방송이라는 게 마음 아프다. 후일 저들이 kbs에 몸담았던 것이 ‘조, 중, 동’만큼이나 부끄럽게 역사에 기록될지 모르겠다.

‘공영(公營)방송’에서 ‘공(公)’이 없으니, ‘영리(營利)방송’이 되었다는 뜻이다.

새로 짓는 숭례문 옆을 지날 때, 누구의 입에선가 ‘노무현’이 나왔고, 자연스레 ‘대통령’이 나왔다.

“노무현!”

“대통령!”

사람들의 목소리가 두 패로 나뉘었다.

“노무현!”

“대통령!”

목소리는 드높았고 힘찼으나, 울분에 차 있었다. 서울역까지 “노무현!” “대통령!”은 길게 길게 이어졌다. 자신의 대통령이 노무현이라는 의미임은 넉넉히 짐작할 수 있다.

이미 시계는 세 시를 넘긴 지 오래되었다. 아스팔트의 아지랑이가 하늘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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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 전철은 말없이 흐르는 한강을 넘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크기를 나는 잘못 재었다. 내 깜냥으로는 그 이의 크기를 잴 수 없었다. 적어도 시청 앞 노제에서 본 그에 대한 추모 열기를 따라잡을 망자는, 당분간 이 나라에서 나오기 어려울 것 같다.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열어보니 외신들도 ‘건국이래 최대의 국민장’이라 한다.

사실, 난 지금까지 살며 누구를 위하여 이렇게까지 글을 써 본 적이 없다. 반기를 게양하고, 상장을 가슴에 달고, 시민장에 참여하고, 여덟 편의 짧은 글을 쓰며 많은 생각을 한다. 내가 책에서 본 정답은 안타깝게도 하나도 안 맞았다.

2014. 5. 30.

이런 이야기가 있다.

옥황상제가 낮잠을 주무시려는데 인간세상이 꽤나 시끄러웠다.

그래, 벼락대신을 불러서 ‘저놈들 시끄러우니 어떻게 좀 해보게.’ 했다.

이윽고, 벼락 소리가 한 번 나더니 조용해졌다.

옥황상제는 의아해하면서 낮잠을 달게 주무시고 일어나 벼락대신을 불렀다.

“거, 벼락대신 재주도 좋소. 아니, 저 시끄러운 놈들을 벼락 한 번으로 처리하다니.”

벼락대신이 이렇게 대답했다.

“아, 글쎄. 인간세상을 내려다보니 떼 도둑과 농사꾼 한 명이 다투는 소리지 뭡니까. 뭐, 농사꾼 소리가 얼마나 나겠습니까. 떼 도둑놈들에게 벼락을 때려야 옳지만, 그러면 여러 번 벼락 소리를 내야 하지 않겠는지요. 그래, 상제께서 불편해하실 것 같아 농부에게 벼락을 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