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22일 Facebook 이야기

2012. 11. 22. 23:59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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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진자(亡秦者)는 호야(胡也)’

    내 공부가 짧아서인지 모르지만, 배울 만큼 배운 박사니, 교수니 하는 분들, 물질에 영예에 위선을 동무삼고, 더하여 네편내편을 갈라 서로 바라보지도 못하게 높다랗게 담벼락을 쌓아놓았더군요. 나보다 학문적 내공으로 보나 인생으로 보나 사회적 지위로 보나 열하고도 몇 뼘은 더 올라갈 분들이기에 한동안은 참 고민하였습니다.
    당신이 써 놓은 그 아우라(Aura) 넘치는 글귀들, 하느님 버금가는 놓치기 아까운 말씀들, 그래 눈맛에 귀맛까지 여간 아닌 그 글과 행동이 영 각 따로이기에 말입니다. 세상의 풍화작용에 저 이들의 고담준론(高談峻論)이 맥없이 스러지는 것을 목도함은 뒤늦게 공부의 길로 들어선 나에겐 더없는 충격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글은 글대로 나는 나대로(書自書我自我)’라는 말을 알고는 고민에서 배추꼬리만큼 벗어났습니다. 그것만도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몇 해 전부터 인문학의 위기란 말이 돌더군요.
    요령부득이지만 한 마디로 말하자면, 우리 삶의 근간인 인문학이 부고장을 돌릴 판이니 살려달라는 소리 아닌지요. 한때 인문학이 부조리한 사회에서 우리네 삶의 구원군 역할을 하던 시절이 있었지마는 이미 과거지사입니다. 지금은 그 누구도 인문학이나 인문학을 하는 사람을 더 이상 우리 사회의 해방군으로 보지 않습니다. 아니, 이제는 인문학자들의 자조(自嘲)와 자긍(自矜)의 자웅동체 용어 ‘남산골샌님’조차도 웃음가마리가 된 지 오래입니다.
    그래, 내가 보기엔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은 교조적 지식의 마당쇠를 자임하고 나선 인문학자들이 더 이상 할 소리는 아예 아니라 생각합니다. 인문학의 위기를 다른 곳에서 찾는 것은 개도 웃을 일이지요.
    ‘망진자(亡秦者)는 호야(胡也)’ 아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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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진자(亡秦者)는 호야(胡也): ‘진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은 오랑캐(호)’라는 말이다.

    최초로 중국천하를 통일한 진시황, 진시황은 진나라를 망하게 할 자는 ‘호’(오랑캐)라는 예언을 듣는다. 그는 부랴부랴 우리가 잘 아는 만리장성을 쌓았다. 하지만 진나라를 망하게 한 것은 오랑캐인 ‘호’(오랑캐)가 아니라 ‘호’(오랑캐)와 이름이 같은 그의 자식 ‘호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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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호윤 간교수의 일침이 크나큰교훈 되어야 되는데....
    학문은 본래 많은 민중을 우매한 백성을 깨우치는데 쓰여야 하는게 본래 이치에 맞는 것인데 밥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니 이 사회가 부페하여 오물투성이 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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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호윤 자네 말 또한 일리 있네. 그래 세상살이가 어려운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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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호윤 돌아보면 적은 내부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 자신도 그렇구요. '이만큼 하면 되겠지'하고는 만족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면 원인을 외부에서 찾곤 했던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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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호윤 그럴수도 있지. 나 역시.그렇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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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호윤 개인적으로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암호화된 인문학의 위기라고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