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고소설> 경도일보 기사입니다

2010. 9. 1. 19:20카테고리 없음

아름다운우리고소설


간호윤 지음
840쪽 / 3만2천원 / 김영사

한국인 삶 사상 문화 역사

1,000년의 역사를 가진 고소설을 누가읽고, 짓고, 보급했는지에 대한 생생한 기록 보고서. 양반에 대한 풍자와 해학부터선과 악의 대립, 계모와 처첩 간의 갈등, 모정에 대한 그리움, 가난조차 한바탕 웃음으로 뒤집는 위트까지. 고소설은 모든 소재가 이야기가 되고 삶이 된다.
이 책은 고전문학인 저자가 300여 권 이상의 참고문헌과 도판을 바탕으로 한, 체계적이고 상세한 설명과 탁월한 분석이 돋보이는 고전문학론의 결정판이다.
고소설은 신분 상승에 대한 욕망, '화왕계'의 꽃을 의인화한 세상에 대한 경계(警戒), '조신'의 남녀 간의 사랑에서 비롯되었다고볼수있다.
특히 사랑을 다룬 '조신'의환몽(幻夢) 구조는 우리 고소설의 한 특성으로 면면히 이어진다. 조선 후기(18~19세기)에는 방각본이 출현 소설의 대중화를이끌었고, 앞 시기에 이어 붕괴된 가정과국가를 이상적으로 복구하는 과정을 영웅,충성, 효성으로 적절히 버무려 낸 창작 군담 소설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 틈새에서걸출한‘홍길동전’이 부도덕한 조선 사회의 강고한 신분적 틀에 강한 불만을 터뜨린다.
특히 연암의 한문 단편 소설은 현실세계를 파고들어 부패한 현실과 위선을 꾸짖는 중세의 지성을 눈썰미 있게 그려 내근대 소설적인 면모를 보인다.
한국 고소설의 정점은 마땅히 연암 소설에 찍어야한다.
'춘향전'을 '민중적 세계관'이라 감히이름 할 수 있는 이유는 유동성(流動性)과적층성(積層性)이 있기 때문이다.
유동성과 적층 성을 이끄는 것은 물론 입말, 즉 구어다.
'춘향 이야기'가 '심청 이야기'가 이이의 입에서 저이의 입으로 이어질 때 방자가, 월매가, 심청이, 흥부가 생동하고, 민중의 생생한 삶이 살아 숨 쉬는 세계관을 담아낸 민족문학인 것이다.
정보영기자
byjung@kyungdoilbo.com

2010-09-01 10:3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