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돈짝만 하던 날

2009. 4. 21. 19:59카테고리 없음

 

 

 

<강화도 고려산에 만개한 진달래 꽃 군락>

 

엊그제는 산악 동호회원들과 강화도 고려산을 다녀왔습니다.

그 고려산에는 만개한 진달래 꽃 군락이 자연의 절정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우리말에 “하늘이 돈짝만 하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사전에 등재된 뜻은 이러합니다.

 

1) 술에 몹시 취하거나 어떤 충격으로 정신이 얼떨떨하여 사물이 제대로 보이지 아니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2) 의기양양하여 세상에 아무것도 두렵지 아니하게 여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가끔씩은 이렇게 살고 싶습니다.

어제는 그랬습니다.

진달래에 취해,

술에 취해,

사람에 취해,

부처님 젖에 취해-

“하늘이 돈짝만 했습니다.”

 

 

 

<강화도 고려산 적석사 [積石寺]에 있는 불유각(佛乳閣) 현판)>

 

‘불유각(佛乳閣)’이라 쓰여 있는 양 옆으로 “불유(佛乳)의 맑은 샘 마음을 적시고 유미(乳味)의 단맛은 갈증을 풀어 주네”라는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고려산 단풍구경을 마치고 내려오다 적석사 [積石寺]를 만났습니다. 그래 물 한잔 청하려 들렀는데, 불유각(佛乳閣)이 바로 그곳에 있더군요.

‘불유각’그러니까‘부처님 젖을 먹는 누각’이란 뜻이지요. ‘물’이 ‘부처님 젖’이란 뜻이겠지마는, 실은 '부처님 말씀'이실 터입니다. 나 같이 미욱한 중생이야 물을 먹은들 어찌 '부처님의 말씀'을 알겠습니까마는 그래도 '혹시나-’하는 마음에 큰 바가지로 세 번이나 먹었습니다.

물 맛은 좀 밍밍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