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귀향

2009. 1. 24. 12:01카테고리 없음

설 귀향

아침부터 어머니 전화가 분주합니다.

눈이 많이 오시니 차조심해 오라는 말씀입니다. 전화를 끊고 채 얼마 안 되어 또 전화벨이 울립니다.

이제는 동네 언덕배기엔 눈이 아직 안 녹았으니 조심하라는 말씀입니다. 나이 50이 다된 아들이건만, 어머니에게 나는 언제나 어린애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 품 안의 아기와 같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어린애 중에서도 초짜 어린애를 ‘아기’라 부르지요. 선현들은 ‘아기’라는 말을 장성한 자식들에게도 썼습니다. <관동별곡>의 작가 송강 정철(鄭澈,1536~1593)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쓴 편지에 이 ‘아기’가 보입니다. ‘아기네젼 답샹’, ‘아기젼 샹답샹’이 그것입니다. 이때 송강 정철의 나이 35세, 36였습니다. 물론 17세기 문헌에서도 장성한 자식에게 ‘아기’라 부르는 것은 찾을 수 있습니다.

올 설날은 모든 어머니의 자식들이 아기가 되는 날입니다.

 

첨언: 부디 귀경할 땐 아기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들 오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