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소학(小學,작은 학자)의 고백- 어느 겸연쩍은 날

간호윤 2022. 2. 7. 18:12

<소학(小學,작은 학자)의 고백>

질병을 돌보되 사람을 돌보지 못하는 의사를 소의(小醫,작은 의사)라 하고

사람을 돌보되 사회를 돌보지 못하는 의사를 중의(中醫,보통 의사)라 하며

질병과 사람, 그리고 사회를 돌보는 의사를 대의(大醫,큰 의사)라 한다.

글을 쓰며 이런 생각을 해봤다.

지식을 돌보되 사람을 돌보지 못하는 학자를 소학(小學,작은 학자)이라 하고

사람을 돌보되 사회를 돌보지 못하는 학자를 중학(中學,보통 학자)이라 하며

지식과 사람, 그리고 사회를 돌보는 학자를 대학(大學,큰 학자)이라 한다.

 

이 나라, 이 땅에서 산 지 산천이 6번 바뀌었다. 아직도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지 모른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학생들을 가르치며 산천이 3번을 더 바뀌었다. 아직도 학자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 아직도 글쓰기가 어렵다.

대의가 되려면 제 팔뚝을 세 번 부러뜨려 봐야 안다는 속담이 있다. 삼절굉(三折肱)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대학자가 되기 위해 복숭아뼈가 세 번 뚫어졌다. 과골삼천(踝骨三穿)이다. 의사이건 학자이건 하늘과 사람을 감동시키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나보다.

“학문이 하늘과 사람에게 이르지 않으면 학문이라고 말할 수 없다(學不際天人 不足以讚之學)” 『황극경세서』에 보이는 이 글귀가 머리를 세차게 내려친다.

" 갈!"

소학을 벗어나기 어렵다. 사람 되기도 힘겹다. 공부하는 이로서 날찍 없다 투정하며 학자연은 더욱 겸연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