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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9일 Facebook 이야기

간호윤 2013. 8. 9.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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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오늘도 어제처럼 매우 독기어린 돌연변이성 여름더위로 전국을 달굴 태세다. 어제오늘 도하 신문들은 인문학자들의 청와대 초청과 그에 관한 관계기사로 넘친다. 오지랖 넓은 인문학은 대통령의 창조경제에까지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엊그제 모처럼 나가 본 대형서점의 화려한 진열대 위에서도 인문학이라 이름 붙은 도서들이 문간부터 왁자하다. 인문학 열풍도 이정도면 가히 이 여름더위에 비견할만하다.
    청와대 초정된 분들 중, 국문학하는 분들이 보이니 나 역시 인문학(국어국문학, 그것도 고전문학)을 하는 것 같은데, 괜히 손거스러미를 뜯적이는 양 영 불편하다.
    내가 하는 것이 인문학은 맞나?
    누구는 ‘인문학(人文學)’을 그리스어 필로소피아(philosophia) 운운하며 서양에서 들어온 박래품으로 보고, 누구는 인문을 예교(禮敎)와 문화(文化) 운운하며 《주역》〈비괘(賁卦) 단사(彖辭)〉에 “인문을 관찰하여 천하를 교화시킨다.〔觀乎人文 以化成天下〕”라는 말을 주섬주섬 챙긴다. 이것조차도 모르겠다. 아니 인문학이란 석 자도 모르겠다.
    인문학은 ‘사람인(人)’과 ‘글월문(文)’, ‘배울학(學)’이니 분명 ‘사람이 있고 글이 있고 배움이 있다’는 듯한 데, 어찌된 영문인지 사람도 글도 배움도 안 보여서다.
    과연 사람은 있나?
    20대 때부터 시작하였으니 근 30여년 국문학 가두리를 넘겨다보았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인문학자들을 만났고 보았다. 그래, 인문학자를 손가락으로 접어본다. 하나, 둘, 셋…, 채 한편 손가락 다섯 개조차 꼽을 수 없다. 인문학자를 몰라보는 내가 잘못인가? 아니면 저렇게나 많은 인문학자들이 문제인가?
    과연 글은 있나?
    20여 권의 책을 썼다. 한 번은 내로라하는 분께 드렸더니 “어! 또 썼어.”라는 답례가 돌아왔다. 글은 곧 행동으로 이어져야하거늘 내 행동이 영 그 분의 성에 차지 않았나보다. 그 분이 나를 본 것이 10년도 훨씬 넘음을 상기한다면 마땅히 들을만하다. 연암 박지원 선생께서 ‘전쟁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는 것을 복기한다면 더욱 그렇다.
    과연 배움은 있나?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마라.” 공부 9단 공자의 말씀이다. ‘책을 보고 글을 쓰느라 복숭아뼈가 세 번 뚫어졌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일화이다. 한계성 있는 인간이기에 배우고 또 배워야한다는 인문학적 행동이다. 그래, 학문의 ‘문’자가 글월문(文)이 아닌 물을문(問) 자가 아니던가?
    모르겠다.
    독기어린 돌연변이성 여름더위가 전국을 달구는 오늘 아침, 손거스러미를 뜯적이며 생각해본다. 나는 과연 인문학을 하는 지? 아니 인문학이 무엇인지나 아는 지를?
    2013년 8월 9일. 휴휴헌에서 간호윤.

    <사진은 2013년 8월 8일, 인문학자들을 청와대에서 초청하였다는 관계기사 일부를 캡처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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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8월, 대한민국의 현주소입니다. 과연 이 땅의 인문학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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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의 선거 개입을 다룬 시사 프로그램과 뉴스가 방송되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독재 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국가기관의 보도통제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선배 언론인들이 투쟁과 희생으로 쟁취한 언론의 자유마저 땅에 떨어지고 만 것입니다"언론·출판인 1954명이 국정원 사태와 관련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파괴한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이 정치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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