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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천(貪泉)

간호윤 2009. 2. 13. 10:26

탐천(貪泉)

 

2008년을 이어 올 해도 꼭두새벽부터 화두는 단연 경제로부터 시작하였다. 경기(景氣)가 어찌나 아픈지 모두들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돈’과 ‘명예’, ‘권력’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며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전통적인 세 강자였다. 그런데 요즈음 ‘돈’님이 삼두체제를 허물고 천하통일의 대업을 완성하고 황제로 등극하더니, 내친김에 신격화까지 넘보고 있다. 그래서인지 전 세계인이 뜻을 모아 이렇게 외친다.

 

“일체향전간!一切向錢看, 모두 돈만 보세!”

 

컴퓨터는 0과 1 두 개만을 가지고서도 모든 정보와 계산을 신속 정확하게 처리하듯, 오늘날에는 돈만 가지면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녕 이제 돈을 더럽다고 ‘이까짓 것[아도阿堵]’으로 부르거나 ‘무물불성(無物不成, 돈이 없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음’이란 말에 손사래를 칠 이도 없는 시대이다. 그래서인지 만나는 사람마다 “부자 되세요”라고 덕담을 주고받는다.

그것이 덕담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세상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아마 우리는 집집마다 마을마다 탐천(貪泉)이란 샘을 파고 또 파나보다. 탐천은 ‘욕심 샘’이다. 석문수(石門水)라고도 하는데, 이 물을 마시면 결백하던 성품도 변하여 물욕이 생긴다는 샘이다.

이 탐천을 동이째로 마시고 돈과 명예, 권력에 휘둘리는 이들을 예사롭지 않게 본다.

바른 삶을 정립한 경제인과 지식인[讀書人]의 초상을 그리고 싶다.